안녕하세요, 밀리터리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볼트맨입니다.
"이름은 여섯 번째 팀인데, 창설 당시 미 해군에는 씰팀이 단 두 개뿐이었습니다 — 소련을 속이려고 지어낸 이름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특수부대가 됐습니다"
사막에서 무너진 작전이 부대 하나를 만들다
1980년 4월 24일,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53명을 구출하기 위한 '독수리 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이 실행됐습니다.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헬기 8대는 사막을 가로지르다 모래폭풍을 만났고, 그중 한 대는 유압계통 고장으로 이탈해 중간 집결지인 '사막의 일번지(Desert One)'에는 6대만 도착했습니다.
작전을 계속하려면 최소 6대가 필요했는데, 도착한 헬기 중 한 대가 추가로 고장 나면서 지휘부는 결국 작전을 취소하기로 결정합니다.
철수 과정에서 헬기 한 대가 급유 중이던 C-130 수송기 날개에 부딪혔고, 두 기체 모두 화염에 휩싸이면서 공군과 해병대원 8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질은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채 불타는 헬기와 기밀 문서만 사막에 남겨두고 철수해야 했던, 미군 역사상 가장 뼈아픈 실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전입니다.
이 사건으로 미군은 두 가지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육해공 합동작전을 지휘할 통합 사령부가 없다는 것, 그리고 육군에는 델타포스가 있지만 해군에는 이런 임무를 맡을 부대가 아예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해군참모총장 토머스 헤이워드 제독은 씰 장교 리처드 마친코 중령을 불러 특명을 내렸습니다. 6개월 안에 대테러 부대를 만들어라, 기한을 못 맞추면 계획 자체를 취소하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마친코는 기존 씰팀에서 대원 75명가량을 직접 골라 뽑았고, 정말로 6개월 만에 부대를 완성시킵니다.
그런데 부대 이름을 정하면서 마친코는 묘한 수를 씁니다. 당시 미 해군에 있던 씰팀은 1팀과 2팀, 단 두 개뿐이었는데도 굳이 '씰팀 식스(SEAL Team Six)'라는 이름을 붙인 겁니다.
소련 정보기관이 부대 이름만 보고 미군 특수부대 규모를 실제보다 훨씬 크게 오판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다고 하니, 이름 하나에도 냉전 시대의 계산이 깔려 있었던 셈입니다.
해병대 1년 치 실탄을 한 달 만에 쓰던 시절
마친코가 이끌던 초창기 씰팀 식스는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절제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장발과 수염이 허용됐고, 예산과 실탄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지급됐는데, 이 부대 한 곳의 한 달 실탄 소비량이 해병대 전체의 연간 소비량을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해적' 문화는 부대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동시에 크고 작은 잡음도 함께 낳았습니다. 훗날 해군참모총장까지 오르는 윌리엄 맥레이븐 제독도 이 시기 부대 문화에 반발해 자리를 떠난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1987년 씰팀 식스는 공식 해체되고, '해군 특수전 개발단(Naval Special Warfare Development Group)', 지금 우리가 부르는 '데브그루(DEVGRU)'로 재편됩니다.
부대원과 능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이름만 바꾼 셈인데, 사실상 마친코 개인과 얽힌 부담을 떼어내려는 조치에 가까웠습니다. 마친코는 1990년 수류탄 납품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고 약 15개월간 복역했습니다.
이미 특수부대원이어야 지원할 수 있는 부대
데브그루는 민간인을 직접 선발하지 않습니다. 지원 자격 자체가 '현역 씰 대원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임관 5년 이상, 여러 차례 실전 파병을 경험한 대원들이 지원하는데, 이들을 다시 걸러내는 선발 과정이 '그린팀(Green Team)'입니다.
6~9개월 이어지는 이 과정은 사격이나 체력보다 극한의 스트레스 속에서 얼마나 침착하게 판단하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데, 이미 씰 대원인 지원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이 단계에서 탈락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린팀을 통과하면 색깔로 구분된 중대에 배치됩니다. 레드(부족)·블루(해적)·골드(기사단)·실버(십자군)로 불리는 4개 돌격중대가 실제 작전을 수행하고, 블랙중대는 정찰과 정보 수집을, 그레이중대는 보트를 이용한 은밀 침투를 전담합니다.
같은 티어1급이라도 육군 델타포스가 육상 침투에 강점을 둔다면, 데브그루는 이 편제에서 보듯 해상과 수중 침투 능력이 결합돼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로 꼽힙니다.
9분 만에 끝난 사살, 40분 만에 끝난 작전
데브그루라는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은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벌어졌습니다.
레드중대가 투입됐다고 알려진 이 작전에서 대원 약 25명이 스텔스 헬기 두 대에 나눠 타고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한 가옥으로 향했는데, 착륙 과정에서 헬기 한 대가 담장에 걸려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고, 대원들은 계획을 즉석에서 수정해 작전을 이어갔습니다.
가옥에 진입한 지 9분 만에 빈 라덴을 사살했고, 컴퓨터와 문서 등 정보자료를 수거해 현장을 벗어나기까지 전체 작전에 걸린 시간은 40분에 불과했습니다.
2년 앞선 2009년에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미국 선박 매어스크 앨라배마호의 선장을 구하기 위해 데브그루 저격수 3명이 투입됐는데, 파도에 흔들리는 구명정 안에서 움직이는 해적 3명을 야간에 동시에 사살하는, 저격 교본에나 나올 법한 사격을 실제로 성공시켰습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부대가 있습니다
한국 해군에도 대테러 임무를 전담하는 부대가 있습니다.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예하 특수임무대대로, 1999년 5월 창설됐습니다.
이 부대의 존재가 대중에게 가장 크게 알려진 계기는 2011년 1월의 '아덴만 여명 작전'이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하기 위해 청해부대와 함께 투입된 특수임무대대는 약 5시간의 교전 끝에 인질 21명을 전원 구출했습니다.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는데, 그 과정에서 선장이 총상을 입고 대원 3명도 부상을 입었지만 한국군 전사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데브그루가 매어스크 앨라배마호 사건을 원거리 저격으로 풀었다면, 특수임무대대는 배에 직접 올라타는 근접 교전으로 같은 유형의 문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비교해볼 만합니다.
| 항목 | 데브그루(DEVGRU) | 한국 특수임무대대 |
|---|---|---|
| 창설 | 1980년 씰팀 식스 → 1987년 개편 | 1999년 5월 |
| 소속 | 미 해군 / JSOC 티어1 |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
| 지원 자격 | 현역 씰 대원(5년 이상 권장) | 특수전전단 대원 중 선발 |
| 대표 작전 | 넵튠스피어(빈 라덴 사살, 2011) | 아덴만 여명 작전(2011) |
미국과 한국,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해군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유형의 인질구출 작전을 치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임무가 결코 만만한 영역이 아니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