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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는 순간 끝? 우리가 몰랐던 지뢰의 종류와 DMZ 지뢰의 위험성

10월 02, 2026

땅속에 숨은 가장 오래된 공포, 지뢰는 왜 아직도 사라지지 않을까?

총이나 미사일은 발사되는 순간 적어도 공격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뢰는 다릅니다.

땅속에 묻힌 뒤에는 누가 설치했는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남아 사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뢰는 다른 무기와 상당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지뢰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강원도 철원 DMZ에서 지뢰 제거 작전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군 장병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


2026년 9월,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2026년 9월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우리 군 장병들이 폭발 사고를 당했습니다.

첫 번째 폭발 이후 부상자를 돕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폭발까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고 이후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군이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에서 수거된 장구류 등에서 TNT 성분과 갈색 합성수지 계열 물질이 검출됐으며, 폭발 흔적과 부상 형태 등을 종합했을 때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 재질 반보병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이후 사고 지점 인근에서는 실제로 북한군의 수지 반보병지뢰 한 발도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은 지뢰가 과거의 무기가 아니라 지금도 한반도에서 실제 위험요소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지뢰란 무엇일까?

지뢰(Land Mine)는 땅 위나 땅속 등에 설치해 사람이나 차량 등이 특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폭발성 무기입니다.

비무장지대 철조망에 설치된 지뢰 위험 경고 표지판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

일반적으로 크게 나누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대인지뢰와 차량·장갑차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전차지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지뢰라고 해도 목적과 구조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대인지뢰

대인지뢰는 이름 그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지뢰입니다.

일부는 사람이 밟거나 일정한 압력이 가해지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일부는 주변에 파편을 퍼뜨려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도록 설계됩니다.

대인지뢰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설치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위험이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땅속에 있는 지뢰까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전차지뢰는 무엇이 다를까?

대전차지뢰는 전차나 장갑차 같은 중량 차량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일반적인 대인지뢰보다 훨씬 큰 힘이 가해져야 작동하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으며 폭발력 역시 훨씬 큽니다.

현대전에서는 전차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지 못하더라도 궤도나 하부를 손상시켜 기동력을 빼앗는 것만으로도 큰 전술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차가 움직이지 못하면 후속 병력과 정비·회수 전력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파편형 지뢰도 있다

지뢰라고 하면 대부분 땅속에서 바로 폭발하는 모습을 생각하지만 주변에 파편을 퍼뜨리는 형태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방향성 파편을 이용하는 무기들은 폭발과 함께 특정 방향으로 다수의 파편을 방출합니다.

따라서 지뢰의 위험성은 단순히 '밟으면 폭발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지뢰가 위험한 이유

과거부터 지뢰에는 금속뿐 아니라 목재와 플라스틱 같은 다양한 재료가 사용돼 왔습니다.

최근 DMZ 사고 조사에서 주목받은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 역시 플라스틱 계열 재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형태의 지뢰는 금속 사용량이 적을 경우 일반적인 금속 탐지만으로 찾아내기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지뢰 탐지는 단순히 금속탐지기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탐지 장비와 전문 인력, 안전 절차를 함께 활용합니다.


DMZ에는 왜 이렇게 많은 지뢰가 있을까?

한반도에서는 한국전쟁 당시부터 광범위하게 지뢰가 사용됐습니다.

이후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면서 DMZ와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지뢰가 설치됐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형 자체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폭우와 산사태, 토사 이동 등으로 지뢰가 처음 설치된 위치에서 이동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과거 기록만으로 모든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뢰 제거가 어려운 진짜 이유

지뢰를 설치하는 것과 제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설치 당시에는 위치를 알고 있지만 수십 년이 지나면 표식이 없어지고 지형도 변합니다.

여기에 금속 성분이 적은 지뢰나 훼손된 지뢰까지 섞여 있다면 탐지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제거 작업은 결국 한 구역을 매우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이번 DMZ 사고에서도 장병들은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폭발 사고를 당했습니다.


전쟁이 끝나도 지뢰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지뢰가 국제적으로 큰 논란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1997년 채택된 이른바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을 금지하고 폐기를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이 협약의 당사국은 아닙니다. 한국 정부는 협약의 목적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 상황 등을 이유로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과 지뢰 등에 관한 개정의정서의 당사국입니다.


지뢰가 지금도 사용되는 이유

군사적인 관점에서 지뢰의 핵심은 단순한 폭발력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특정 지역을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지뢰가 있을 가능성만으로도 병력과 차량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고, 지뢰 제거를 위한 별도의 공병 전력과 장비가 필요해집니다.

즉 지뢰는 적을 직접 공격하는 무기인 동시에 이동을 제한하고 특정 통로로 유도하는 장애물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